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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차농 계약해지·거래 절벽·행정 과부하 곳곳서 혼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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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3 | ||
| 작성자 | 농어업회의소 | ||
| 작성일 | 2026/07/08 | ||
[한국농어민신문]
농지 투기와 불법 이용을 바로잡겠다며 시작된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가 예상치 못한 현장 혼란을 낳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는 임차농이 경작지를 잃고, 은퇴를 준비하던 고령농은 거래절벽에 막혀 농지를 처분하지 못하며, 청년농은 농지 확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행정 현장 역시 조사 인력 부족과 업무 과중을 호소한다. 지역은 달라도 나타나는 문제의 양상은 비슷했다.
# 실경작자가 먼저 밀려났다
임차농 계약해지 잇따라···“불법행위 신고도 어려운 처지”
상당수 ‘구두계약’ 의존 여전 토지주 직접 농사 짓겠다 요구 땐 무일푼으로 생계 터전 쫓겨날 판 직불금 둘러싼 갈등 사례도
현장에서는 임차농들의 불안이 가장 먼저 감지된다.
경기에서는 수십 년간 구두계약으로 농사를 짓던 친환경농가가 토지주의 계약 해지 요구를 받았고, 충남에서는 20년 넘게 농사를 지어온 임차농이 "직접 농사를 짓겠다"는 이유로 유일한 생계 터전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 전북과 제주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투기 근절이라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피해가 실제 농사를 짓는 임차농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특히 투기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 수도권 지역은 크게 술렁이고 있다. 8월부터는 수도권 농지 전역 22만㏊를 투기 위험군으로 분류해 더욱 강도 높은 조사가 실시될 예정이다. 정부가 수도권을 집중 조사 대상으로 삼은 것은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가 가장 많이 유입된 지역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전국 농지 실거래가격은 3.3㎡당 17만7000원이었지만 경기도는 60만70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양평군의 한 친환경 인증농가는 “수십 년 동안 지인의 밭을 임대해 농사를 짓고 있는데 최근 자신이 직접 경작하겠다며 땅을 내놓으라고 했다”며 “그동안 구두계약으로만 농사를 짓던 터라 고스란히 무일푼으로 쫓겨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천시에서 6만6000㎡의 논농사를 짓고 있는 A씨는 “서울 친척의 논을 3년 전부터 짓고 있는데 최근 농지은행에 논을 위탁하겠다고 해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농지은행에 맡기면 임대 우선 순위가 청년·귀농인 등이기 때문에 사실상 농지를 뺏겨 생계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용중 여주시농민회 사무국장은 “임대차 계약 당사자들이 대부분 동네 사람이나 지인이다 보니 서로 집안 사정도 알고 있어 구두로 계약하는 일이 잦다. 이는 경기지역 어디든 마찬가지로 자칫 경작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게 사실”이라며 “임차농은 불법 행위를 신고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과거 직불금 부정수급을 신고했다가 마을에서 ‘블랙리스트’로 찍히는 일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충남 청양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A 씨는 최근 토지주 B 씨로부터 2000평 규모 농지의 경작 중단을 요청받았다. 해당 농지는 A 씨가 경작하는 유일한 농지다. A 씨 설명에 의하면, 해당 농지는 B 씨의 부탁으로 A 씨가 2003년부터 도맡아 농사지었다. A 씨와 B 씨 아버지는 오랜 이웃 관계였고, B 씨는 아버지가 별세하자 농지 경작을 A 씨에게 맡겼다고 한다.
A 씨는 “농지 전수조사가 발표된 후 B 씨가 경작 중단을 요청해 왔다. 본인이 직접 농사지어야 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며 “해당 농지는 유일한 생계 수단이다. B 씨에게 사정을 봐달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B 씨는 대전에 거주하고 있다. 어떻게 농사지을지 물으니 ‘나무 몇 그루 심어놓겠다’고 했다”며 “청양에 자주 못 오니 농사짓는 척만 하는 것이다. 현실을 외면한 정부 정책이 ‘무늬만 농사꾼’을 양산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북 부안과 완주 등에서도 임대인이 계약 연장을 거부하거나 직접 농사를 짓겠다며 농지 반환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구두계약으로 유지되던 임대차 관계가 전수조사를 계기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 관계자는 "농지 전수조사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며 "임대인이 농지를 회수하면서 기존 임차농이 경작지를 잃거나, 직불금 등을 둘러싸고 임대인과 임차인이 갈등을 빚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 개선은 필요하지만 충분한 계도 기간과 실경작자를 보호할 대책이 먼저 마련됐다면 현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
제주에서는 농지 전수조사에 따른 임차농 피해 예방을 위해 ‘실경작자 피해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접수된 피해 사례는 6월24일 현재 1건에 불과하다. 해당 사례는 서귀포시 일대에서 33만578㎡(10만여평) 규모의 농사를 짓는 임차농이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면서 경영체 등록사항과 보험 가입자가 달라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보험 내역 상 실경작자와 직불금 수령자가 달라 문제가 되면서 토지주의 임대 계약 해지 요청으로 피해를 입게 됐다는 내용이다.
채호진 전농제주도연맹 사무처장은 “공식 접수 건수 외에도 농지 전수조사가 시작되면서 임대 계약 해지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며 “임차농들은 계약 해지로 인한 피해가 두려워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얘기했다.
# 고령농 재산권이 흔들린다
“거래절벽·가격하락···농지 팔 수도 없다”
농지 매물 급증 탓 시세 급락 불구 매수세 위축, 보러오는 사람 없어
전수조사는 고령농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에서는 농지 매물이 급증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현장 증언이 나왔고, 충남에서는 시세보다 30% 낮은 가격에 농지를 처분한 사례도 확인됐다. 강원과 경북에서도 농지 거래가 위축되면서 은퇴를 준비하던 고령농들이 재산권 침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가 무단 휴경이나 불법 임대차 적발 시 즉각적인 행정처분을 검토하면서 처분 대상 농지가 단기간에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규제 강화에 따른 불안으로 매수세마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농지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면서 거래절벽과 가격 하락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정상적으로 농지를 보유해 온 고령농까지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재산상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천시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농지 전수조사 이후 농지 매물이 급격히 늘어 30만원이던 농지가 최근에는 20만원 이하로 떨어진 사례도 있다”며 “그렇다고 고령화된 농촌에서 농사지을만한 사람이 없어 매수 문의도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산시에서 농사를 짓는 70대의 고령농인 이모씨는 “지방에서 농사짓는 농민들의 자산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농지인데, 최근 농지 전수조사 이후 부재지주들의 농지 수요가 대폭 줄었다”며 “은퇴를 앞둔 고령 농민들이 농지를 내놓아도 거래절벽으로 제값을 받지 못해 재산권 행사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농지 가격이 급락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충남 금산의 한 고령 토지주는 “농촌에는 농사짓고 싶어도 짓지 못하는 고령의 토지주들이 많다. 나 또한 이번 전수조사 시행으로 어쩔 수 없이 농지를 내놓게 됐다”며 “시세보다 낮게 매물로 내놓아도 땅을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 농촌의 상황을 알고 더 큰 가격 하락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버티지 못한 토지주들이 가격을 대폭 낮춰 간신히 판매하고 있다. 나도 시세보다 30% 낮은 가격에 농지를 판매했다”며 “농지를 팔았다는 상실감도 크지만, 당장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 ‘논에서 쓰러지더라도 끝까지 농사지었어야 했나’하는 후회마저 든다”고 덧붙였다.
#청년농 진입문턱도 높아졌다
‘농지은행 우선권’ 현장과 충돌···친환경농업도 위축 우려
정부는 피해 임차농에게 농지은행 임대 우선권을 부여하기로 했지만, 현장에서는 이같은 대책이 또 다른 형평성 논란과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원에서는 청년농이 기존보다 더 후순위로 밀려 농지를 확보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고, 경남에서는 농지은행 우선순위 운영이 새로운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친환경 농업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신하연 한농연원주시연합회 청년부회장은 “정부는 강원특별자치도의 자금 집행률이 낮다는 이유로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자금 배정을 터무니없게 했는데, 해당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농번기에 후계농 선정으로 땅을 구하지 못한 청년농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강원도가 상대적으로 농지면적이 작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강원도는 농지 자체가 부족해 신규 청년농들이 해마다 농지 확보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는데 이번 전수조사 여파로 피해 임차농에게 우선권이 주어지면 기존 청년농은 더 뒤로 밀려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대책은 사실 실경작자인 임차농을 보호하기보다 농지 소유주에게 면책 논리를 제공하는 측면이 있다”며 “대체 농지를 제공하는 것보다 실경작자가 기존 농지를 계속 경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먼저 마련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환경농업계는 이번 전수조사가 친환경농업 기반까지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유희빈 한국친환경농업협회 전북회장은 "전수조사 이후 피해 사례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지만 드러내길 꺼리는 분위기여서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렵다"며 "친환경 인증 농지를 잃은 농업인에게 동일한 조건의 농지를 우선 공급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호성 한국친환경농업협회 김해시 회장은 “오랜 세월 공들여 조성해온 친환경농업단지에서 이번 농지조사를 계기로 실경작자가 바뀌게 될 소지가 많아졌다”며 “친환경농법 포기가 속출해 친환경농업 단지화·규모화에 역행하는 타격을 안겨줄까 우려된다”고 성토했다.
이어 “친환경농업은 교육과 인증 관리가 필수인데, 소농직불금을 유지하려는 고령농은 물론 농지은행을 이용하는 청년농도 이를 부담스러워해 친환경농업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려는 청년농이 법인을 구성할 경우 농지 임대 기회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보완책과 함께 농지 전수조사가 추진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이 3월 31일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농지 전수 조사 계획과 목적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 행정도 버겁다
인력 부족·업무 폭증 과부하 호소···8월 심층조사 더 걱정
선거 등 겹쳐 조사원 채용 지연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어 혼선 심층조사 시작땐 민원 폭증 우려
조사를 수행하는 지방자치단체 역시 어려움을 호소한다.
전남과 전북, 경북과 경남에서는 선거와 직불금 업무가 겹치면서 조사 인력이 크게 부족했고, 조사원 채용과 교육도 늦어졌다. 위성·드론 분석에 의존한 기본조사 이후 8월부터 시작될 심층조사에서는 민원과 갈등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장 공무원들은 조사 결과를 어떤 기준으로 제도 개선에 반영할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부족하다고 말한다.
전북도 농지 담당 관계자는 "농지 전수조사는 필요한 정책이지만 선거와 직불금 업무 등이 겹치면서 현장 공무원들의 부담이 컸고, 초기 전산 시스템 오류도 적지 않았다"며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조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조사 결과를 어떤 기준으로 제도 개선에 반영할지 명확하지 않아 현장에서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8월 심층조사가 시작되면 갈등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임대차와 농지 이용 실태를 한 번에 바로잡는 과정인 만큼 일정 수준의 혼란은 불가피하다"며 "현장 확인이 시작되면 임대차 관계와 실경작 여부를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과 민원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6월 말 기준 전남의 조사 진행률은 약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6월 30일 기준 농지 기본조사는 전체 174만 필지 가운데 51만4000필지를 완료해 29%의 진행률을 기록했다. 기본조사는 7월 말까지 완료해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조사 초반에는 상반기 지방선거 업무와 공익직불제 관련 업무가 겹치면서 실제 조사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어려웠다. 현재는 읍·면별로 2명가량의 인원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 이후 조사원 채용과 교육이 이뤄지면서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북도의 기본조사 진행률은 지난 7월 2일 기준 41%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도는 기본조사에서 걸러진 의심 필지를 대상으로 오는 8월부터 12월까지 시·군청 관계자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 등 유관기관이 합동으로 현장 심층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다만 경북도내 대다수 시·군은 조사 착수 사실과 대상 필지 수 정도만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하고 있을 뿐, 시군별 구체적인 진행 현황은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의심 필지 규모에 대해서도 경북도는 “조사 기간이 끝나기 전이라 공식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남지역에서는 필지 기준 38%의 기본조사 실적을 보였다. 경남도 농업정책과에 따르면 경남지역 농지 전수조사 대상 면적은 133만7096필지, 13만5980ha에 달한다. 이중에서 50만8528필지, 5만2442ha에 대한 기본조사가 지난 3일까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5월부터 농지 전수조사를 실시하라는 공문이 내려왔지만, 막상 실무를 담당하는 시군 읍면동에서는 각종 농업직불금 및 농업인수당, 고유가피해지원금, 도민생활지원금 등의 업무가 6월까지 집중돼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다. 농업재해 피해조사 업무까지 겹친 시군도 있다.
농지 전수조사 조사원 채용도 늦어져 7월부터 출근이 이뤄지는 곳이 많다. 비전문가인 조사원에게 농지법과 조사요령 등을 숙지시켜 기본조사를 7월 중에 마무리할 수 있을지 난감하다는 분위기를 시군 담당자들은 성토했다. 무더운 8월부터 실시할 심층조사도 여성 비율이 높은 조사원이 한적한 농지를 찾아가야 하고, 차량 지원은 미흡하고, 농업인들과 거친 실랑이를 벌여야 할 상황도 생길 수 있어 과연 연말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전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한국친환경농업협회 등 농업·먹거리 단체들이 농지 전수조사에 따른 친환경 임차농 보호대책과 실경작자 보호 방안 마련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실경작자 보호장치 먼저 마련해야
불법 건축물 철거 명령 등···단속 위주로 흘러선 안돼
농업인들은 농지 투기 근절과 실경작 중심의 농지 이용질서 확립이라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임차농 보호장치와 농지 거래 위축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보완책이 먼저 마련됐어야 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웅재 한농연강원특별자치도연합회장은 “전수조사 이후 현장에서는 내년부터 농사를 짓지 말라고 하는 부재지주가 있는가 하면, 이제야 농지를 팔고 은퇴하려던 고령농들이 폭락한 농지값과 위축된 거래로 고통받고 있다”며 “임차농 보호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해관계로 얽혀 있어 농민들이 신고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보호장치를 마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훈구 한농연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장도 “농지 이용질서를 바로잡는 것은 필요하지만 가장 큰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실경작 농민들”이라며 “조사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농지 전수조사가 단순 단속 위주로 진행되면 오히려 농업인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위성지도를 활용한 조사 과정에서 면적 규정을 위반해 지은 농막시설 등이 함께 포착될 경우 애초 부재지주 색출이 목적이었던 조사가 예기치 않게 불법 건축물 단속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북도청 관계자는 “최근 농지 전수조사 과정에서 확인되는 불법 건축물 철거 명령 등에 대해 문의하는 현장 농가의 민원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불법 건축물 현황은 일단 행정적으로 파악만 하고 있고, 중앙정부 방침이 정해져야 추가 제재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아직 후속 대응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함광복 한농연양구군연합회장은 “이번 농지전수조사가 과도하게 단속 위주로 흘러가 농로의 직불금 제외, 현황 도로로 인정받아 건축 인허가가 난 농로 포장의 원상복구 등 농가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단속을 위한 조사가 아니라 농업인을 보하는 조사가 될 수 있도록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말다.
안병화 한농연경남도연합회장은 “새 임대차계약을 작성하거나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에 농지를 위탁하는 고령농과 부재지주가 급증할 텐데, 기존 농지를 임대해 성실히 경작해 온 농민들이 오히려 생산기반을 잃는 부작용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농지은행 임대 우선권을 쥔 청년창업농이 우량농지를 준비 없이 임대해 휴경하거나 편법 재임대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대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충남지역 농업단체 한 관계자는 “경자유전 원칙을 확립한다는 전수조사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농촌의 현실도 인정해야 한다”며 “모든 토지주가 농사지을 수 없다는 사실을 전제로 토지주의 권리를 보장하고 임대차를 양성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농업계는 전수조사의 성패가 적발 건수가 아니라 실경작자를 보호하면서 농지 이용질서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제도를 얼마나 촘촘하게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기=이장희, 강원=이우정, 충남=송해창, 전북=구정민, 전남=이강산, 경북=조성제, 경남=구자룡, 제주=강재남 기자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https://www.agrine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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